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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불륜 들켜 상대남 ‘허위 고소’한 여교사 징역형…법원 “항소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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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게티이미지 코리아
동료 교사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남편에게 들키자 “성폭행당했다”고 허위 고소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여성의 항소를 법원이 기각했다.

이 여성은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판결에 불복했다. 허위고소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나 재판부는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유죄 인정의 중요한 증거일 때가 많지만 신고 내용의 허위성은 입증하기 어려워 무고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교사 ㄱ씨는 “성폭행당했다”며 동료 교사 ㄴ씨를 준강간, 강제추행, 강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교육청에도 이 같은 내용을 신고하고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러나 ㄱ씨는 고소 내용이 모두 허위로 드러나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ㄴ씨와 합의해 성관계했으나 남편이 알게 되자 이를 모면하고자 거짓말을 한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검찰에 넘겨져 조사받을 때까지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ㄱ씨는 결국 재판 과정에서 허위로 고소한 사실을 자백했다.

ㄱ씨는 법정에서 “남편이 극단적인 정서 불안 증세를 보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까지 하자 남편을 진정시키고자 허위로 고소했다”며 “나중에 고소를 취하하면 ㄴ씨가 처벌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ㄱ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이에 불복한 ㄱ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을 맡은 의정부지법 형사4-3부(한정석 부장판사)는 자백한 점, ㄴ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남편을 위해 허위 고소한 측면이 있는 점, 출산을 앞둔 점 등 ㄱ씨의 형을 줄일 만한 유리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에 관한 형사법 절차의 특수성에 주목, ㄱ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무고 피해자가 부당하게 형사처분 받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유죄 인정의 중요한 증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무고자 입장에서 신고 내용의 허위성을 적극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이유로 피무고자가 유죄를 받으면 신체와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에 더해 사회적인 평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며 “피고인은 허위고소뿐만 아니라 교육청에도 거짓으로 신고해 피무고자가 받은 정신적인 고통을 가늠하기 어려워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팀 sportskyungh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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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하차로 '빅4' 모두 백인…TV토론 참여 유색인종 후보는 '앤드류 양'뿐
대선후보들, 토론 '참여 문턱' 낮추자 제안…블룸버그 등 백인 후보만 이득?
"유색인종 후보들, 대통령 지명 더욱 어려워져…그들은 오바마가 아니니까"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다양한 유색인종을 자랑하던 민주당 대선 후보군이 한 해가 저물면서 사실상 ‘빅4’로 불리는 4명의 백인 후보들로 좁혀졌다.”

민주당 내 유일한 ‘흑인 여성’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사진 아래)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 열차에서 하차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미 민주당의 6차 대선 경선후보 TV토론에서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후보는 이제 조 바이든(가운데)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오른쪽)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왼쪽)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억만장자 톰 타아이어, 사업가 앤드류 양 등 7명뿐이다. 흑인은 아예 없다. 그나마 최초의 아시아계 미 대통령을 꿈꾸는 앤드류 양의 막판 합류로 민주당은 겨우 체면치레하게 됐다.

한때 ‘인종의 용광로’로 불릴 만큼, 다양성을 자랑했던 민주당 경선후보군은 왜 이렇게 하얗게 바뀐 걸까.

◇부족한 ‘자금 동원력’·낮은 ‘당선 가능성’

워싱턴DC 정가에선 소수인종 후보들의 부족한 ‘자금 동원력’을 먼저 거론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해리스는 한때 지지율이 한참이나 낮았던 부티지지 시장보다 1600만달러(약 188억원)나 적게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당선가능성’(electability)을 주요 척도로 보는 시각도 소수인종 후보들을 위축시킨 요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민주당 의원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백인 노동자 계층이 ‘우리 후보가 백인이 아니라면 민주당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하워드대 니암비 카터 정치학과 교수가 미 인터넷매체 복스를 통해 현 민주당 상황을 이렇게 분석했다.

“해리스는 미디어와 대중에 모범적인(prototypical) 후보는 아니었죠. 백인도, 남성도 아니었고, 나이도 (50대로) 젊었어요. 이러한 편견이 2016년 대선에서 갈팡질팡했던 유권자들이 해리스에게 모든 걸 거는 걸 주저하게 한 것이죠.”

복스는 “‘당선 가능성’이라는 척도는 백인·남성·노년이라는 3박자를 갖춘 바이든을 가장 유력 후보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사진=AFP◇TV토론 문턱 낮추자지만…백인 후보만 得 볼 듯

다양성을 잃어가는 민주당 내부에선 현 국면이 ‘위기’라는 점에 동의한다. 9명의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13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TV토론 참가 자격 요건을 낮추라’는 취지의 서한을 보낸 게 대표적이다.

6차 TV토론에 참여하려면 DNC가 인정한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 중 4개 이상에서 적어도 4% 지지를 받아야 하고, 최소 20개주에서 20만명의 기부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자격을 충족하는 후보가 6명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유색인종은 아시아계인 양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DNC 측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미 후보자들은 TV토론 참가 자격 룰에 동의했다”며 참여 자격 요건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톰 페레스 DNC 의장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2월 이후 예정된 토론부터는 룰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문제는 되레 백인 후보에게만 ‘문턱’을 낮춰주는 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복스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베스트셀러 작가 마리안 윌리엄슨 정도만이 추가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 모두 백인”이라고 꼬집었다.

◇유색 인종 후보들에게 오바마는…넘어야 할 산

현 국면은 민주당이 미국의 전형적인 ‘인종계급’ 체제의 유산에 정면으로 맞서도록 강요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인종차별적 언행으로 논란을 겪은 트럼프 대통령을 꺾기 위해선 반(反) 인종차별주의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와도 맥이 닿는다.

다만 미 브레넌 법무센터에서 흑인 정치학을 연구하는 테오도어 존슨이 최근 NYT를 통해 내놓은 언급은 민주당 측이 충분히 곱씹어볼 만하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로 인해 유색인종 후보들이 ‘대선으로 가는 길’이 쉬워진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왜냐고요? 그들은 오바마가 아니니까요.”

유색 인종 대선후보들에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닮아야 할 동경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한 셈이다.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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