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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판 CES 이런 식으로 하면 또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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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의 국내판인 '한국판 CES'를 열기로 했다. 올해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의 한국판까지 합친 개념으로 확장해 치를 계획이라고 한다. 다음달 17일부터 열리는 이 행사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외에 통신 3사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판 CES는 첫해인 지난해 졸속 논란을 빚었다. 라스베이거스 CES가 끝난 직후 정부가 서둘러 기획했고 "대통령 참석 행사이니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기업들이 곤욕을 치렀다. CES 참가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한 달 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도 참가한다. 두 행사 모두 신제품 홍보와 계약에 큰 중요성을 갖기 때문에 준비에 꼬박 1년을 매달린다. 지난해 한국판 CES가 느닷없이 끼어드는 바람에 전시팀은 미국과 한국, 스페인을 오가며 진땀을 빼야 했다. 기업마다 한국 행사에 수억 원 이상 비용을 지출했지만 대통령이 들른 첫날을 빼고는 관람객이 없어 한산했다.

비슷한 장면이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5월께 올해 행사 계획을 입안했다고 하는데 정작 기업들에 연락이 간 것은 이달 들어서였다. 게다가 올해는 모바일까지 범위를 넓혀 잡으면서 행사 기간이 MWC 일주일 전으로 잡혔다. 국외 전시를 하려면 행사 3~4주 전에는 제품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MWC 따로, 한국판 따로 준비해야 할 형편이다. 메인 행사를 앞두고 신제품을 국내에서 먼저 공개할 수도 없다. 기존 제품 중심의 맹탕 전시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면 좋은 것 아니냐'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국내에는 한국판 CES와 MWC에 해당하는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다. 한국전자전(KES)과 '월드 IT쇼'가 그것이다. 굳이 기업들 진을 빼가며 CES와 MWC 사이에 국내 행사를 끼워넣어야 할 이유가 없다. 올해도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를 예정이라고 한다. 대통령 한 명을 의식한 행사라는 뒷말이 나와서야 대통령에게는 누가 되고 행사는 행사대로 성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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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세종시청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다 눈물을 훔치는 여성. 연합뉴스
어린 제자들을 강제로 범한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가 범행 10여년 만에 실형을 살게 됐다.

대전지법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17일 강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ㄱ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ㄱ씨는 2000년대 초 태권도 관장으로 일할 당시 수년에 걸쳐 초등학생을 비롯한 제자 10여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몸무게 측정이나 품새 검사 등을 핑계 삼아 미성년 제자를 때리거나 신체 일부를 만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의 범행은 성인이 된 피해자들이 2018년 이른바 ‘미투’ 고발을 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한 피해자는 “관련 사실이 장시간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것은 운동부라는 특수한 권력구조 안에서 의사결정을 완전히 제압당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는 대부분 현재 평범한 가정의 엄마이고 아빠”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피해자연대 측은 그러면서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지원을 받아 대전지검에 ㄱ씨를 고소했다.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의 경우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태권도학원 차량을 보면 숨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꾸짖었다.

다만 일부 강제추행의 경우 공소시효(10년)가 지나 처벌하지 못했다.

온라인뉴스팀 sportskyungh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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