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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원의 눈에 비친 지옥에서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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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태평양 전쟁: 펠렐리우·오키나와 전투 참전기 1944~1945

【서울=뉴시스】정철훈 기자 = 1923년 미 앨라배마주 모빌 태생. 1942년 미 해병대 입대. 제대 후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몬테발로 대학에서 생물학 교수로 재임. 2001년 사망.

유진 B. 슬레지의 짧은 이력이다.

짧은 이력 가운데 비어있는 공백이 있다. 슬레지는 제 2차세계대전에서 가장 치열했던 펠렐리우 전투(1944)와 오키나와 전투(1945)에 박격포병으로 참전했다. 나중에 생물학자가 되었지만 그는 논픽션 '태평양 전쟁'(원제 With the Old Breed)를 펴냈고 2010년 이 책을 원작으로 한 HBO 미니 시리즈 '퍼시픽(The Pacific)'이 방영되면서 초판 출간 이후 29년만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슬레지가 첫 번째로 투입된 전장은 팔라우제도의 산호섬 펠렐리우였다. 남북으로 9킬로미터, 동서로 3킬로미터 크기로 '지도의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모를 만큼' 작은 섬이었다. 맥아더 장군이 굳이 이 섬에 주목한 것은 필리핀으로 진격하는 연합군의 우익선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지휘관들은 사나흘이면 끝날 전투라고 호언했지만, 일본군이 섬 지하에 굴과 터널을 파서 방어 진지를 구축하면서 전투는 장기전으로 흘러갔다.

미군은 산호 능선을 오가며 방어 진지를 하나하나 격파해야 했고, 1944년 9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10주간 벌어진 전투는 군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해변은 두꺼운 층의 검은 연기와 화염에 싸여 있어서 (…) 마치 대규모 해저 화산이 분화하는 모습 같았다. 섬을 향해 다가간다기보다 불타오르는 지옥 밑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우리 대원들 가운데 많은 이들에게 그곳은 망각의 현장이 되었다."(124쪽)

작은 산호섬은 '절대적인 파괴와 황량함의 극치' 속에 외계의 행성처럼 변해 갔다. 이빨이 뽑힌 채로 마치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의 사체들은 기괴한 자세와 상태로 여기저기 도처에 널려 있었고, 작전 지역에 방치된 적들의 사체는 일종의 랜드마크 기능을 했다. 시체와 오물도 넘쳐났고, 그로 인해 청파리가 들끓었다. 심지어 고장 난 장비가 쌓이면서 섬 곳곳이 쓰레기장이 되었다.

"위생병은 등을 대고 누운 자세였고 배는 찢긴 채 활짝 열려 있었다. 잘게 부서진 가는 산호 가루들이 붙어 있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창자를 보는 순간 나는 충격을 받았다. 조금 전까지 살아 있었을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133쪽)

결국 일본군이 전멸한 뒤에 전투는 끝났지만 일본군 1만1000여 명이 죽고, 미군 8769명이 죽거나 다쳤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생물학적 지식을 가진 슬레지의 문체다. 그는 썼다. "내 안에 있던 어떤 것이 펠렐리우섬에서 죽고 없어졌다. 어쩌면 그렇게 죽고 없어진 것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하다는 것을 신념으로 받아들이는 유치한 순진함일지도 모른다."

슬레지의 두 번째 전장은 태평양 전쟁 최후의 전장인 오키나와였다. 오키나와엔 10만 명이 넘는 일본군 정예 부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1945년 4월 1일, 미군은 전함과 함재기, 전차가 총동원된 상륙 작전을 전개했고, 슬레지와 해병대원들은 수륙양용선에 올랐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해변에 일본군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슬레지와 고참병들은 혼란에 빠졌다. 초반 전투에서 미군은 기세 좋게 오키나와 북부와 중부를 손에 넣었지만, 남부의 전황은 악화일로였다. 슬레지는 슈리 전선에 투입되었지만 5월 이후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서 군인들의 전투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 참호 안으로 빗물이 끊임없이 들이쳤고, 진흙 때문에 차량 이동이 쉽지 않아 보급도 어려웠다. 시체 주변 1~2미터에는 구더기들이 기어 다니다가 비가 오면 빗물에 쓸려 가곤 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군인들은 전쟁 피로증(combat fatigue)에 시달렸다. 증상은 다양했다. 무방비로 상황 파악을 전혀 못하는 병사도 있었고, 계속 울기만 하는 병사, 큰 소리로 절규하는 병사도 있었다. 오키나와에서 미군 사상자는 실종자를 포함해 사망자가 7631명이었고 부상자는 3만1807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서 전쟁 피로증으로 인한 정신질환자는 2만6221명이었다. 슬레지 역시 악몽에 시달렸다.

"나는 죽은 해병대원들이 벌떡 일어나 소리도 없이 그 구역 주변을 돌아다니는 상상을 했다. 늘 똑같은 꿈이었다. 죽은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던 포탄 구덩이나 진흙탕에서 슬금슬금 일어나서는 구부정한 허리로 다리를 질질 끌면서 여기저기 아무런 목적도 없이 어슬렁거렸다."

작전에 투입된 K중대원 485명 가운데 중 살아남은 인원은 슬레지를 포함해 50명 뿐이었다.

8월 8일, 최초의 원자폭탄이 일본에 투하되었고, 일주일 뒤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면서 전쟁은 끝났다. 슬레지는 그 순간을 이렇게 기록한다.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남은 많은 대원들은 멍한 눈을 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전쟁이 없는 세상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지 가늠하려고 애를 썼다."

전쟁은 끝났지만 슬레지는 '조국을 위해서 흘린 피'라거나 '생명의 피를 바쳐 희생' 등 정치인과 신문기사의 수사가 얼마나 공허한지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전우가 흘린 피의 덕을 보는 것은 그저 파리들뿐이었다. 슬레지가 회고록에서 내비치는 생각은 좀 복잡하다. 그에게 전쟁은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평생 전쟁의 후유증으로 고통받아야 했기에….

슬레지가 오키나와 하프문 고지에서 '얼굴이 반쯤 날아가고 없는' 해병대원의 입을 빌려 들려주는 비웃음과 저주는 살아남은 군인들의 운명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리석음의 결과물이다. 나는 대량학살의 열매이다. (…) 지금 내 모습을 봐라. 죽은 우리는 모든 게 다 끝났다. 하지만 너는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평생 그 모든 기억을 짊어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아무도 전쟁에 참가한 군인들의 내면을 이해할 사람은 없다. 전쟁의 고통은 고스란히 참전병 개인의 몫일 뿐이다.

이경식 역. 556쪽, 2만5000원.

yab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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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법 본회의 부의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그러나 여당을 비롯한 야 3당은 각각 다른 생각을 내비치고 있어 쉽지 본회의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5당 대표가 지난달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한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이새롬 기자

본회의 부의돼도 의결 '불투명'…야 3당 "당장 처리할 순 없다"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비롯한 사법개혁안을 29일 본회의에 부의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시간을 갖지 않은 만큼 부의는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문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문제없다'는 인식과 함께 이날 부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민주당과 패스트트랙 연대를 맺었던 야 3당도 선거제개혁안을 배제한 채 사법개혁안을 먼저 부의 및 처리하는 것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선 부의를 하더라도 곧바로 상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문 의장 주재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논의했지만, 공수처법 본회의 부의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확인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선 법사위 숙려기간이 오늘로 종료된 것으로 보고 내일(29일)부터 부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문 의장께) 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내일(29일) 부의는 불법임을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공수처 설치 법안은 법사위 법안이 아니다. 체계·자구 심사시간을 반드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 부의가 되면 저희로선 할 수 없이 법적인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29일 부의는) 기본적으로 패스트트랙이 갖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는 29일 공수처법의 본회의 부의 여부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어 최종 의결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 /남윤호 기자

이에 따라 문 의장도 공수처법의 본회의 부의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부의를 놓고 "의장님의 권한"이라면서도 의결은 추후 여야의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춘숙 민주당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부의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과 별개로 의장님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회의 의결과 관련해 "(야당) 표 관리는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31일) 의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변인은 "(예정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패스트트랙에 같이 합의했던 야당들도 정치개혁을 담보해달라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라며 의결 가능성에 대해서 "좀 지나봐야 안다.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다. 차근차근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은 공수처법 본회의 의결에 앞서 협상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패스트트랙에 찬성표를 던졌던 바른미래당 당권파 임재훈 의원은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공수처법은 권은희안이 더 괜찮다. 합리적인 안"이라며 "신축적인 협상이 가능해야 한다. 쟁점이 몇 가지 있는데 민주당과 협의가 크게 어려울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의 동참 가능성에 대해선 "(공수처법이) 개혁 법안이라고 보기 때문에 정치적 배경이 다르지만 동참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의당과 대안정치연대는 선거법 개혁을 우선으로 하는 여야 4당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공수처법 자체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남아있어 당장 의결할 수 없고 협상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지금 민주당이 공수처를 급하게 10월 말에 처리하자고 하는데 그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며 "공수처법이 여야 4당 안에서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견들을) 논의하다 보면 당장 이번 주 통과는 불가능할 것 같다"라며 "다 같이 논의해서 11월 말에 선거법 개혁안이 본회의에 올라오기 전까지 모든 내용을 합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공수처법 의결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일 뿐이지 올리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라며 "다만 올라가더라도 합의는 할 수 있지 않나. 4당 합의안을 만들자는 게 저희 취지다. 한국당도 나중에 협의할 수 있다면 같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선거제가 담보되지 않고서는 다른 개혁안이 통과되는 데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도 반대할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이) 무리할 게 아니라 넉넉하게 시간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게 좋지 않냐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은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담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도 "부의가 돼도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체적인 합의가 되지 않아 선거법 먼저 처리하고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선거법과 함께하려면 11월 27일 이후에 해야 한다"며 "민주당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쟁점으로 "선거법은 지역구가 축소되지 않는 선에서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설치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검경수사권 조정 또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맞춰가야 한다"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각 정당이 이처럼 각각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만큼 문 의장의 권한으로 29일 공수처법이 본회의에 부의 되도 31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민주당과 야 3당의 협상 가능성은 남아있어 추후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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