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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혐의에 리더십 타격…총선 실시돼도 여당 승리 불투명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의회가 차기 총리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시한이 임박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의 정치적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 의회는 현지시간으로 12일 0시까지 전체 의원(120명) 과반의 지지를 얻는 총리 후보를 결정해야 하고 마땅한 후보가 없으면 조기총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거대 양당인 보수 집권당 리쿠드당과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의원들은 10일 저녁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을 위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11일 중 이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3월 2일 총선이 치러진다.

올해 4월과 9월에 이어 1년 사이 총선이 이례적으로 3차례나 실시되는 것이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막판 협상에 나설 수 있지만,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이스라엘 언론의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먼저 총리직을 맡는 방안을 고집해왔고 간츠 대표는 검찰 기소를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의 제안을 거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이 결정될 경우 네타냐후 총리에게 최악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소 수개월 동안 총리직을 더 유지할 공산이 크다.

그는 지난달 21일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 야당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기총선이 실시되더라도 네타냐후 총리의 앞길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과거 노련한 수완을 발휘했던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

지난 4월과 9월 총선에서 잇따라 총리 후보로 먼저 지명되고도 다른 정당들과 연정을 꾸리지 못해 기회를 놓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 대표 경선을 통해 재신임을 얻어야 한다.

리쿠드당 의원들은 대체로 네타냐후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았지만, 자칫 경선에서 패배하면 정치 인생을 마감할 위기를 맞게 된다.

이스라엘 의회[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내년 3월 조기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청백당이 의회 120석 가운데 37석을 차지하고 리쿠드당은 이보다 4석 적은 33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 총선에서 청백당이 33석, 리쿠드당이 32석을 각각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응답자의 41%는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그 책임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비리 혐의로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난 네타냐후 총리와 여당 리쿠드당의 지지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다시 회복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5선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기간이 모두 13년 8개월로 이스라엘 역대 총리 중 가장 길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계속 집권해왔다.

달변인 그는 팔레스타인 분쟁, 이란 문제 등 외교 및 안보 분야에서 강경한 정책을 고수해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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